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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원형, Metropolis가 던진 기계와 인간의 경계

by 엘린20 2025. 4. 21.

AI의 원형, Metropolis가 던진 기계와 인간의 경계

Metropolis(1927)는 영화 역사상 가장 이른 시기에 만들어진 SF 고전으로, 인간과 기계의 관계를 시각적으로 처음 묘사한 작품이다. 특히 여성 안드로이드 ‘마리아’는 인공지능 혹은 로봇에 감정을 부여하고 인간 사회에 침투시키는 존재로, 이후 수많은 AI 서사의 기원이 되었다. 2024년 현재, AI가 감정과 판단 능력을 갖추고 인간 생활에 점점 깊숙이 들어오는 지금, Metropolis가 던졌던 질문은 되려 더 날카롭다.
“기계가 인간처럼 보일 수 있다면, 우리는 어떻게 경계를 설정할 것인가?”

인간을 닮은 기계, ‘마리아’는 누구였는가?

Metropolis는 미래 도시를 배경으로, 상층부 엘리트와 하층부 노동자 사이의 갈등을 다룬다. 이 중심에 등장하는 로봇 ‘마리아’는 외형은 인간이지만 철저히 인간을 조종하기 위한 도구로 설계되었다. 원래 존재하던 인간 마리아를 모방한 이 로봇은 인간 군중을 선동하고,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는 존재로 기능한다.

이 설정은 단순한 외형 복제에 대한 공포가 아니라, 정체성의 혼란과 인간-기계 경계 붕괴에 대한 은유다.
1927년 당시엔 상상 속 이야기였지만, 2024년 현재 GPT, 휴머노이드 로봇, 디지털 휴먼 같은 기술이 상용화되면서 현실적인 질문으로 다가오고 있다.

만약 로봇이 인간의 얼굴과 표정, 말투, 감정까지 완벽히 흉내 낼 수 있다면, 우리는 그 존재를 '기계'라고 구분할 수 있을까? Metropolis는 이 물음을 가장 먼저 던졌고, 지금도 유효하다.

기술은 해방인가 통제인가? 계급과 AI의 알레고리

이 영화는 단순히 과학 기술의 진보를 예측한 작품이 아니다. 인간이 만든 기술이 결국 인간을 통제하고 억압할 수 있다는 강한 경고를 담고 있다.
특히 로봇 마리아는 하층민을 통제하기 위한 상류층의 도구로 이용되며, AI가 감정을 흉내내는 순간 인간은 더 쉽게 속고 조종당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남긴다.

2024년 현재, AI 기술은 기업 마케팅, 정치 캠페인, 감성 분석 등 수많은 영역에서 ‘감정의 시뮬레이션’을 활용하고 있다. 알고리즘은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고 맞춤형 콘텐츠를 제안하며, 때로는 여론을 조작하거나 소비 심리를 자극하기도 한다.

Metropolis의 세계관은 바로 이러한 기술을 통한 사회 구조의 통제를 경고한다. 하층 노동자들은 기술로 인해 더욱 고립되고, 상류층은 감정을 모방하는 로봇을 이용해 권력을 유지하려 한다. 이는 현대 사회의 AI 기술이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와 맞닿아 있다.

로봇에 감정이 있을까? 윤리보다 먼저 질문해야 할 것들

로봇 마리아는 인간의 감정을 흉내내지만, 진짜 감정이 있는지는 끝까지 밝혀지지 않는다. 그러나 그녀는 감정을 흉내 내는 것만으로도 군중을 움직이고 사회를 흔든다. 이는 오늘날 AI 윤리 논쟁의 핵심과도 연결된다.

2024년, 우리는 감정 인식 AI, 인공지능 상담사, 휴먼봇 등 다양한 감정 기반 기술과 함께 살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기술들이 실제 감정을 ‘이해’하는지, 아니면 단지 알고리즘에 의한 ‘반응’인지에 대한 판단은 여전히 흐릿하다.

Metropolis는 윤리 이전에 먼저 질문한다.
“기계가 인간처럼 행동할 수 있다면, 우리는 그것을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는가?”
“감정은 단지 기능인가, 존재의 본질인가?”

결론: AI 시대에 다시 보는 Metropolis의 경고

Metropolis는 100년 전 작품이지만, 지금도 가장 선명한 질문을 던진다. 기계가 인간처럼 보이고 말할 수 있다면, 우리는 그 존재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기술은 진보했지만, 인간의 감정과 정체성, 그리고 사회적 책임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복잡하다.
우리가 기계를 닮아갈수록, 기계는 우리를 더 잘 흉내 내게 된다. 그 경계에서 우리는 무엇을 기준으로 인간을 정의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