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xt Gen》(2018)은 인공지능 로봇과 외톨이 소녀가 만나 서로를 변화시켜가는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단순히 미래 기술을 배경으로 한 액션물이 아니라, 감정적으로 단절된 인간과 감정을 학습해 나가는 AI 사이의 ‘진짜 우정’을 다룬 감성적인 작품입니다. 디지털 사회 속에서 고립과 소외를 겪는 현대인들에게, 이 영화는 따뜻하고도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그리고 기술이 아닌 ‘감정’이 관계를 완성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상기시켜 줍니다.
1. 외톨이 소녀와 감정 없는 로봇의 만남
주인공 메이는 아버지를 잃고 마음을 닫은 채 살아가는 소녀입니다. 그녀는 어머니와의 관계도 단절된 상태이며, 사회적으로도 외톨이처럼 지냅니다. 어느 날 우연히 비밀리에 개발된 군사급 로봇 ‘7723’을 발견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 로봇은 전투 능력과 인공지능을 모두 갖췄지만, 감정은 학습 중인 상태입니다.
처음에는 서로를 믿지 못하고 충돌하던 메이와 7723은 점차 함께 지내며 감정을 공유하게 됩니다. 메이는 7723에게 친구란 무엇인지, 웃음과 분노, 배려와 아픔이란 무엇인지를 알려주고, 7723은 메이에게 다시 마음을 여는 법을 가르쳐줍니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인공지능의 ‘감정 학습’이라는 주제를 정교하게 다루며, AI도 관계 속에서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7723은 처음에는 논리적으로만 사고하고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메이와 함께하는 일상을 통해 웃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합니다. 이 변화는 기술의 진화라기보다는, **관계 속에서 형성된 감정의 진화**로 그려지며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2. 삭제할 것인가, 남길 것인가 – 기억과 감정의 무게
영화의 중요한 전환점은 7723의 ‘메모리 저장 제한’입니다. 그는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축적할 수 없기에, 선택적으로 기억을 삭제해야 합니다. 그 대상에는 전투 데이터뿐 아니라, 메이와의 추억도 포함됩니다. 여기서 영화는 단순한 기술적 문제를 넘어선 **감정과 기억의 가치를 묻는 철학적 질문**을 던집니다.
기계에게도 기억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감정을 불러오는 트리거입니다. 7723은 메이와의 소중한 순간을 지우지 않기 위해 전투 기능을 희생할지도 고민합니다. 이 장면은 AI가 감정을 가질 수 있는가를 넘어, ‘기억과 감정을 선택하는 존재’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로 확장됩니다.
메이 역시 로봇에게 감정이 생겼다는 사실에 놀라지만, 곧 그것을 받아들이고 진심으로 친구로 대하게 됩니다. 이 관계는 인간이 AI를 단순한 도구로 보는 것이 아니라, **감정적 주체로 인정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시험이 됩니다. 영화는 이에 대해 명확한 답을 주기보다는, 관객 스스로 판단하게 만듭니다.
3.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로봇 – 우정이라는 선택
《Next Gen》이 감동을 주는 이유는, 전투 로봇이라는 설정과는 다르게, 7723이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선택’을 한다는 점입니다. 그는 스스로를 희생함으로써 메이와의 추억을 지키고, 사람들을 보호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프로그래밍된 명령이 아니라, 감정과 관계를 통해 형성된 주체적인 결단입니다.
영화는 AI가 인간처럼 웃고, 고민하고, 희생할 수 있다면, 우리는 그 존재를 단순한 기계로만 볼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조용히 던집니다. 그리고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결국 중요한 건 **관계 속에서 감정을 주고받는 존재가 되는가**라는 점임을 강조합니다.
또한 메이의 변화 역시 이 영화의 핵심입니다. 처음엔 세상을 믿지 않았던 소녀가, 7723을 통해 다시 누군가를 믿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갑니다. 로봇이 인간에게 기술을 주는 것이 아니라, **감정 회복의 기회를 주는 존재**로 그려지는 이 구조는 신선하고 감동적입니다.
결론
《Next Gen》은 단순한 애니메이션을 넘어, 인간과 AI의 관계, 감정의 본질, 우정의 의미를 진지하게 성찰하는 작품입니다. 기술과 감정이 만났을 때, 과연 우리는 어떤 존재로 변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능성과 희망을 담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로 모든 것이 연결된 세상에서, 진짜 중요한 건 ‘감정의 연결’이라는 사실을 이 영화는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말해줍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외로운 한 소녀와, 감정을 배우고 싶었던 한 로봇이 만들어낸 작지만 강한 우정이 자리하고 있습니다.